밤샘하면 우울증 증상이 완화된다는 이상한 현상

밤샘이나 수면 부족은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는 데다 건강상태에도 악영향을 미쳐 백해무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밤을 새움으로써 우울증 증상을 개선하는 "단면요법"이라는 치료법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고, 새로운 연구에서는 밤샘이 기분을 개선하는 이유가 뇌 스캔을 통해 밝혀졌다.

 


밤샘이나 수면 부족은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위협하는 문제이지만, 일부 우울증 환자의 경우는 밤샘을 하는 것이 일시적인 항우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반적인 항우울제 치료로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주 이상 걸리는 반면, 단면요법은 하루 밤을 새우면 바로 항우울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며, 약물치료에 효과가 떨어지는 환자에게 시행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가 주도한 연구에서는, 우울증을 앓는 30명의 피험자와 정신병력이 없는 38명의 피험자를 밤새워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으며, 밤샘하지 않은 정신병력이 없는 피험자 16명도 포함하여, 뇌 스캔을 진행하였다. 밤샘하는 피험자들은 독서와 컴퓨터 게임, TV 시청 등으로 아침까지 시간을 때우고, 카페인 섭취나 운동 등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험 결과, 우울증이 없는 사람의 상당수가 수면 부족으로 기분이 언짢아졌지만, 우울증 환자 30명 중 13명은 밤을 새운 뒤 기분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우울증 환자의 경우 확실히 밤을 새워야 증상이 개선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피험자의 뇌를 자기공명기능영상법(fMRI)으로 조사했더니, 정동반응 처리와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편도체와 정동반응 및 인지태스크 처리에 관여하고 있는 전대상피질 간 연결성이 밤샘 후 기분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사람들에게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영역 간의 연결성은 피험자가 그 후 2일 경과하여 밤샘의 영향이 희미해진 후에도 비교적 강한 상태였다고 한다.

현대에는 몸의 일일 리듬이 다양한 생리 현상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투약 타이밍을 일일 리듬에 맞춰 조절하는 시간 치료 등의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시간 치료에 대한 연구에서는, 일주기 리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짐으로써 이상해져 있던 체내의 조절 프로세스가 리셋될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고 하고, 이번에 밤샘으로 인해 편도체와 전대상피질 사이의 연결성이 회복된 것도, 일일 리듬이 리셋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수면시간 부족이 후년 치매 및 기타 건강 위험을 상승시키고 사회적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이상 "밤새는 것이 우울증 환자에게 좋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밤샘을 통해 회복된 뇌 영역 간 연결성을 매핑함으로써,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메커니즘의 해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이언스계 매체 Science Alert은 "적어도 기분에 중요한 뇌 영역 간 결합을 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 뇌에서 안면의 혜택을 빼앗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기분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