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에 가라앉은 "도거랜드(Doggerland)"는?

지금으로부터 1만여 년 전, 아직 영국(그레이트브리튼 섬)이 유럽 대륙과 땅을 이어가던 시절, 북해에는 도거랜드로 불리는 육지가 존재했었는데, 이미 해저에 가라앉아버린 이 육지는, 유럽 최대 선사시대 취락이 존재했던 중요한 장소이지만, 사실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기후변화 대책으로 해상풍력발전 개발이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인데, 시간과의 싸움을 강요받는 영국 브래드포드대 연구팀은, 제한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해저의 자기 필드를 이용해 조사하고 있다.

 


■ 자기를 이용하여 물에 잠긴 문명의 존재를 찾다

박사과정의 학생 벤 울름스턴 씨가 찾으려는 것은, 자기 데이터에 나타나는 자기장의 이상인데, 그것은 해저 유적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기장의 작은 변화는, 이탄이 형성된 지역이나 퇴적물, 혹은 하도 등 침식된 장소 등 지형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고, 울름스턴 씨는 보도자료에서 설명.

이러한 자기의 이상을 찾아내는 방법은, 지상에서의 고고학적 조사에서는 자주 이용되고 있지만, 울름스턴씨 등은 그것을 해저에 응용하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부러 잠수하지 않고, 해저 유적을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수렵채집 흔적이나 패총 같은 당시 사람들이 그곳에서 생활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해저에 가라앉은 대륙 "도거랜드"

도거랜드는,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중석기시대(기원전 2만년전 4000년경)에 걸쳐, 현재 영국 남동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육지로, 당시에는 풍부한 자원과 생태계가 조성된 지역이었으나, 기원전 6500~6200년경 최종 빙기가 끝나 지구가 따뜻해지자 바다로 가라앉아 버렸다.



이 땅에서 유래한 유물 대부분은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나 그 삶의 모습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만약 패총 등의 흔적이 발견되면, 그 주변 샘플을 탄소연대 측정하여 그것들이 만들어진 시대를 알아낼 수 있다.

브래드포드대는, 선사시대 해양지형 연구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으로, 그동안 지진 매핑과 퇴적물 연구 등을 통해 도거랜드의 수수께끼를 밝히는 데 도전해 왔다.

 


■ 풍력 발전의 개발이 진행되어 조사가 곤란해진 북해

분석되는 자기 데이터는, 환경영향평가의 일환으로 북해를 조사하는 모 컨설팅 기업에서 제공받은 것인데, 북해에서는, 석유·가스·광물 관련 기업이나, 해상 풍력 발전 기업이 조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런 조사에서는 배에 케이블로 어뢰와 비슷한 자력계를 연결해 바닷속을 끌어당기면서 자기장을 측정한다.

사실 이는 바다에 가라앉은 인류의 흔적에 관심을 갖는 고고학자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한데, 특히 현재는 온난화 방지를 위해 해상의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50년까지 CO2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영국을 필두로 해상풍력발전 개발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도거랜드가 잠든 바다는 앞으로 그렇게 쉽게 조사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브래드포드 대학의 바다 고고학자들은, 기업들과 협력해 당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