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별세하신 사실이 세계적으로 크게 보도되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황은, 정식적으로는 엘리자베스 2세이다.
그럼 초대 엘리자베스 여왕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영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 중 한 명으로, 1558년~1603년에 걸쳐 잉글랜드와 아일랜드를 통치했고, 그 치세는 "황금시대"라고 칭했다.
또, "나는 국가와 결혼했다"고 선언하고, 평생 독신으로 일관했다고 해서 그녀는 더 버진 퀸(The Virgin Queen처녀왕)이라고도 불렸다.
한편 엘리자베스 1세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메이크업인데, 어느 초상화를 봐도 얼굴은 두껍게 하얗게 칠해져 있고, 입술에는 새빨갛게 칠해져 있습니다.
이 메이크업은 엘리자베스 1세를 상징하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기도 했다는데....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가 메이크업을 하게 된 경위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 엘리자베스 1세가 화장을 하게 된 이유는?
여왕 즉위한 지 4년이 지난 1562년, 당시 아직 29세였던 엘리자베스 1세는 심한 고열에 시달리며 한동안 누워만 있었는데....진단 결과, 그녀는 "천연두"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
1796년 천연두 백신이 발명되기 전까지 치사성이 높은 감염병으로 인류를 괴롭혔고,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감염자의 30%가 사망했을 정도였고, 천연두에 걸리면, 40도 전후의 고열이나 몸의 통증이 발생하고, 이윽고 전신에 농포가 생기는 편이다.
2~3주가 지나면 농포는 치유되지만, 환부에 반흔이 남게 되었고, 엘리자베스 1세는 운 좋게 목숨을 건졌지만,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얼굴을 포함한 전신에 반흔이나 흉터가 무수히 남아 버린 것.
사람들 앞에 서야했던 엘리자베스 1세는, 자신의 외모를 신경 썼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초상화는 모두 찢어버릴 정도였는데, 그런 그녀가 온몸에 생긴 반흔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를 계기로 엘리자베스 1세는 과도한 메이크업을 하게 되었고, 당시에는 이미 베네시안 셀루스(Venetian Ceruse)라고 불리는 인기 화장품들이 있었으며, 품질이 높아 유럽의 상류 귀족들이 애용했던 미백 화장품으로 피부 흉터를 가리는 데에도 사용됐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1세는 이를 얼굴에 두껍게 바름으로써 반흔을 감추고 흰 피부를 손에 넣었으며, 또한 그녀는 입술에 광물로 이루어진 염료를 사용하여 새빨간 입술을 하게되었다는.
그리하여 엘리자베스 1세는 후세에 전해지는 상징적인 룩을 완성, 이후 그녀의 초상화의 대부분은 흰색으로 칠해진 얼굴과 붉은 립스틱이 그려지게 된다.
하지만 이 메이크업은 여왕에게 아름다움을 되찾게 해줌과 동시에 쇠약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 여왕을 쇠약하게 만든 화장품의 성분은?
베네시안 셀루즈는, 얼굴 미백에 매우 효과적인 화장품이었지만, 원료로는 "연백색"이라는 백색 안료가 사용되었는데, 연백은 이제 유독 화학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납중독을 일으켜 털빠짐과 피부열화를 초래.
베네시안 셀루즈를 애용했던 엘리자베스 1세도 이 증상에 시달리게 되었다.
립스틱의 염료에는 진사가 사용되는데, 이는 잘 알려진 대로 독성이 높은 수은을 주성분으로 하는 광물로서, 수은중독은 우울증이나 기억상실의 원인이 되며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더불어 엘리자베스 1세는 탈모를 감추기 위해 가발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가발도 진사로 붉게 물들였고, 더 나쁜 것은 엘리자베스 1세는 메이크업으로 인한 외모의 쇠퇴를 메이크업을 통해 감추려 했던것....피부가 열화되면서 화장량을 늘리는 악순환에 빠진 것.
그리고 화장을 1주일 동안이나 바른 채로 두는 경우가 많아, 납과 수은이 점점 체내에 스며들어 갔고, 점차 그녀는 심신이 너덜너덜해지고 후년에 심각한 우울증이 발병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녀는 궁중의 어느 방에도 거울을 두는 것을 거부.
또 기록에 따르면 우울증 외에 인지능력 저하와 섬망(시간이나 장소를 알 수 없게 되는 시각장애)의 징후도 나타났다고 하는데, 하지만 아무리 너덜너덜해져도 여왕의 일을 내팽개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한 번 앉으면,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될까봐, 쉬지 않고 몇 시간씩 서서 정무를 맡았으며,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진단하게 하는 것도 굳게 거부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죽음을 깨닫고 있었는지도....
이후 엘리자베스 1세는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를 후계자로 지명한 뒤, 1603년 3월 24일(69세) 조용히 숨을 거뒀다.
사후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일설에는 암이나 기관지염이 원인이었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수십 년에 걸친 메이크업의 축적이, 그녀의 죽음에 관계되었을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