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세의 전쟁이라고 하면, 거대한 군마에 올라탄 기사들의 격돌이 떠오를지도 모르지만, 실제의 전쟁터에서는...좀 더 사랑스러운 조랑말 같은 말들이 활약했었던 것 같다.
영국 엑서터 대학의 고고학자 팀이, 영국에서 발견된 중세의 말뼈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말 체고가 140cm 정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
현재의 말이 170~180cm 정도라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작았다는 이야기. 만약 중세의 사람들이 지금의 말들을 보면...화들짝 놀랐었을 것이다.
■ 중세의 기사가 타고 있었던 말은 아주 작았다
앨런 아웃럼 엑서터 대 교수팀은, 영국 내 4세기~17세기의 성과 말표지 등에서 발굴된 2000말 분량의 말뼈다귀들.
그것으로, 당시의 기마가 의외로 작았던 것이 밝혀진 것.
"중세의 말들은 의외로 몸집이 작았어요. 영화 등에나 등장하는 덩치가 큰 말은 거의 없었습니다"라고 아웃럼 교수는 이야기한다.
기사가 탔던 말을 포함해, 중세의 말의 대부분은 체고 142cm 정도. 현재 체고 147cm 이하인 말은 포니로 분류되는데...그보다 몸집이 작은 것이다.
조사된 말 중 가장 큰 것은 노르만시대(1066~1075년)의 것. 하지만 그것조차 체고는 150cm로 현대 기준으로는 소형이다.
■ 작은 말이 귀했던 시대 배경
아웃럼 교수에 의하면, 중세 기사들에게 크기가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큰 말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퇴각하는 적을 쫓거나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더 작은 말도 필요했을 것이라고 교수는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말이 작았다고 해서, 당시 사람들이 말을 경시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기는 커녕 13~14세기에는 놀라운 번식 네트워크가 있어, 사람보다 말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것.
■ 군용인지, 농경용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아직까지 중세의 전쟁터에서 말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뼈만으로 군마인지 농경마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어려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전사한 말은 조직적으로 매장되지 않았고, 말 해체업자에게만 넘겨졌다. 이런 것도 진상규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웨스트민스터 유적과 군마용 갑옷 조사, 뼈의 DNA 분석 등을 통해 당시 말의 진짜 모습을 알아볼 예정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