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적도 바로 아래에 홍해와 비슷한 정도의 얼음이 있는 것으로 판명

화성의 표면에는 지구와 같은 바다는 없지만, 지하에는 수분이 존재하고 있으며,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보내온 데이터를 다시 분석한 결과, 두께 최대 3.7km에 이르는 퇴적물은 얼음일 가능성이 높고, 그 양이 지구로 치면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를 가르는 홍해에 상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2003년 6월 2일 발사되어, 12월 25일 화성 궤도에 도착한 화성 탐사선. 랜더인 비글 2호를 화성에 무사히 보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20년 이상 궤도상에 머무르는 오비터로서 화성 탐사를 계속하고 있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2006년 3월부터 2007년 4월까지, 전리층 탐사용 화성 어드밴스 트레이더를 이용해 메두사에 구상층(Medusae Fossae Formation:MFF)을 조사해, 두께가 최대 2.5km인 거대 퇴적물의 존재를 밝혀냈다.

MFF는 풍화에 의해 만들어진 높이 수 km, 직경 수백 km의 여러 조형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화성의 저지대와 고지의 딱 경계에 있고, 화성에서 가장 큰 퇴적물 중 하나로 보여지고 있다.

 


초기 관측에서 알게 된 것은, MFF는 레이더 투과성이 높고, 밀도가 낮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빙상의 특징과 일치하지만, 화산재나 모래먼지 등에서도 유사한 특징이 나오기 때문에, 정체를 특정하기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 후, 데이터 축적과 새로운 데이터 분석 도구의 등장으로, 퇴적물은 당초 관측된 것보다 크고 두께가 최대 3.7km에 달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얼음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화성 극관부에서 보이는 레이더 신호와 유사한 것으로 보아, 퇴적물이 얼음 덩어리라는 것도 밝혀졌다.

분석을 실시한 이탈리아 국립우주물리학연구소의 안드레아 치케티 씨는 "만약 MFF가 모래 먼지 덩어리라면, 자중으로 더 압축돼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더 높은 밀도의 퇴적물이 생성됩니다. 얼음이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물질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모델화했더니, MFF의 특성을 재현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즉, 얼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유럽우주기구에서 마스 익스프레스 등의 프로젝트에 종사하는 과학자 콜린 윌슨 씨는 "최신 분석은, MFF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답만큼이나 많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들 얼음의 퇴적물은 얼마 전에 형성된 것인지, 그때 화성은 어떤 상태였을까. 만약 물에서 만들어진 얼음이라고 확인되면, 퇴적물은 화성의 기후사에 대한 이해를 바꾸게 될 것입니다. 고대의 물 저수지라면 탐사의 매력적인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MFF의 거대 퇴적물이 얼음이라고 하면 그 양은 지구상에서 말하면 홍해에 해당하며, 만약 녹으면 화성을 수심 1.5m~2.7m로 덮게 될 정도의 분량이라고 한다.